미국과 영국의 조사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20~25%가 만성국소통증을 가지고 있고 10~11%는 만성전신통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빈도의 만성통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0.5~5%가 섬유근통에 해당된다고 보고되어있는데 국내에서도 외국과 비슷한 빈도의 섬유근통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섬유근통의 진단은 2010년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제안한 진단 기준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 기준은 크게 두 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째는 전신통증지수로 우리 몸을 19개의 부위로 나누어서 그 가운데 몇 군데가 아픈지 표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증상 중증도 척도로 피로, 잠에서 깨어날 때의 기분, 기억력이나 집중력 정도, 신체 증상 정도를 각각 3점을 최고 점수로 해서 점수를 매기는 것입니다. 전신통증지수와 증상 중증도의 최대 점수는 각각 19점과 12점으로 섬유근통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전신통증지수가 7점 이상이면서 증상 중증도가 5점 이상이거나 전신통증지수가 3~6점 사이인 경우에는 증상중등도가 9점 이상이어야 합니다. 섬유근통을 진단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할 필요는 없지만 다른 질환과 감별을 하거나 동반질환을 찾기 위해 류마티스인자, 항핵항체, 그리고 갑상선기능검사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섬유근통과 같이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만성 질환의 경우 많은 분들이 인터넷이나 주변의 권유로 여러 가지 다양한 치료들을 시도합니다. 또 많은 분들이 약물치료 외에 시도해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권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이러이러한 치료가 있는데 해도 되는지 물어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물치료 이외에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운동과 상담을 통한 인지행동치료뿐 입니다. 운동 중에서는 타이치(태극권)와 요가가 효과적입니다. 침술과 마사지는 위약효과가 크고 시술자의 경험과 시술 방법에 따른 차이가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유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완요법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대하는 것은 좋지만 근거가 없는 치료를 장기간 지속하여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르웨이에서 건강한 성인 15,000여명을 대상으로 11년간 추적관찰을 한 연구를 보면 비만이 섬유근통의 발생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비만인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섬유근통의 증상이 훨씬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섬유근통의 증상조절을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을 통해 체중을 감량해야 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섬유근통의 통증과 피로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고 잠도 편히 잘 수 있어서 긍정적인 생활 자세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그 강도에 따라서 가벼운 운동부터 격한 운동까지 나누어 볼 수 있고, 운동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일상 생활의 활동 자체가 운동이 되는 경우(일하기, 여행하기, 아이 돌보기 등)와 자신의 건강이나 즐거움을 위해 체계적으로 하는 스포츠 활동(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가벼운 운동과 격한 운동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여 조금씩 시작해서 차츰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5분 정도에서 시작 해 하루 20~30분씩 주 2~3회의 빈도로 늘여가는 것을 권장합니다. 운동이 섬유근통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본인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상태를 고려하여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어느 정도 호전시킨 후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비타민을 섬유근통 약과 같이 복용하셔도 됩니다. 비타민 D의 결핍이 만성 통증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고 비타민 D가 감소되어 있는 섬유근통 환자에게 비타민 D를 투여한 후 통증이 개선되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있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통해 비타민 D가 결핍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타민 D의 복용이 권장됩니다.
섬유근통은 완치하는 병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잘 조절해나가야 하는 병입니다. 섬유근통의 치료 목표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적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섬유근통의 다양한 증상을 개선시켜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섬유근통은 류마티스관절염과 달리 염증성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불구가 되거나 관절이 변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고 인터넷이나 소문에 근거한 잘못된 치료에 매달리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합니다.
섬유근통의 증상으로 집중하기가 힘들고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이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객관적인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그렇다는 보고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보고도 많기 때문에 섬유근통 환자들의 지능이 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결과가 없습니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함께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숙면을 취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